[ComplexContentWithDelimiter][DeliAbstract]
새벽녘 꼬끼오 소리에 깜둥이는 눈을 떴어. 외갓집 마루 끄트머리에 서서 대문 넘어 펼쳐지는 논을 바라보았어. 하늘과 맞닿은 산의 능선에서 눈을 멈추었지.
붉은 기운이 자욱해져서 동그란 물체가 쑥 올라올 때까지 그러고 있었어. 세상이 한순간에 환해졌지. 깜둥이는 그제야 싱긋 웃었어. 할머니 품속으로 파고 들며 중얼거렸어.
“할매, 주먹밥 만들어줘.”
“난데없이 주먹밥은 와?”
“많이 만들어줄 거지?”
“주먹밥이 먹고 싶어?”
“응, 나중에 배고프면 먹으려고.”
“배고플 때는 밥을 먹어야지.”
“도꾸랑 갈 곳이 있어, 할머니.”
할머니는 웃고 말았어. 7살의 깜둥이가 가봐야 어디쯤 갈까? 그저 집근처를 뱅뱅 돌아다닐 테지. 할머니는 짐짓 한수 더 떴어.
“깜둥아, 며칠간 여행할거야? 주먹밥을 몇 개나 싸줄까?”
지은이: 깜둥이
초초보 동화 작가이다. 동심을 드러낼 자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식이 용감이라며 일을 저지르는 데 능수능란하다.
호기심이 많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대신 실행력 하나는 끝내주게 빠르다.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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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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