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혁: “경태야, 너도 이 술 한잔 마셔봐. 맛있어.”
이 말에 경태는 약간 겁먹은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경태: “아니, 난 술 못 한다고 그랬잖아.”
진혁이 콧방귀 끼듯 말하였다.
진혁: “야, 너 어른이야. 못 하는 것이 어디 있어. 술, 어디 처음부터 잘 마시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너 그러다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이 술을 권하면 “난 술 못 마십니다.” 이렇게 말할 거야?”
이 말에 경태는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에 탈이 날까 봐, 진혁이 주는 술을 받았다. 술을 마신 경태의 얼굴은 매우 찡그려졌다.
경태: “아이 써….”
진혁: “원래 술을 처음에 마시면 독하게 되어 있어. 하지만 계속 마시면 아무렇지도 않아. 너 이러면서 배우는 거다.”
경태는 찡그린 얼굴을 애써 폈다.
진혁: “한잔 더 마실래? 너 여기서 그만두면 영영 술 못 마시게 돼.”
경태는 쓰디쓴 입맛을 참고 빈 잔을 내밀었다. 이 모습을 본 의사 친구가 진혁에게 물었다.
의사 친구: “너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진혁: “괜찮아. 얘, 이럴 때 가리켜야지. 언제 어느 시기에 술을 마셔보겠냐… 안 그러냐? 이렇게 우리랑 놀러 왔을 때 술을 가리켜 놓아야지 아니면 시간 없어.”
경태는 술 한잔을 받아마셨다. 그리고 연이어 또 마셨다. 이 모습을 본 의사 친구는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의사 친구: “정말 괜찮을까…”
함께 보고 있던 변호사 친구가 말하였다.
변호사: “글쎄… 취해 쓰러져도 집안이니깐 일단 안심이지. 든든한 의사도 있잖아. 안 그래?”
술을 계속 마시던 경태가 말하였다.
경태: “이 술 계속 마시니 포도 맛난다.”
그러며 또 마셔대었다. 의사 친구가 물었다.
의사 친구: “경태야, 괜찮니?”
경태는 벌써 반쯤 취한 기색을 보였다.
경태: “음, 나 너무 기분 좋아. 술에서 포도 향이 솔솔 나고 있어. ㅎ… 나, 포도 좋아하는 거 알면서 너희들끼리 마시려고 … 나 술 못 마시는 거 알고 너희들끼리 ㅋ… 그런데 나 이제 술 마실 줄 알아. 이제 이 술, 내가 다 마실 거야. 내가 다 마실 거라고.”
작가 : 은아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습니다. 물론 어렸으니까 동화책 수준이었어요. 좀 더 자란 후에 책을 마음껏 읽으라며 부모님께서 소설 전집을 사 주셨습니다. 전 갑자기 두꺼워진 책들을 보며 기분이 좋다가도 끝이 언제 나올지 한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소설책을 좋아합니다. 책을 읽을 때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성인이 되어 집에서 일할 때 혼자 중얼거리며 청소합니다. 1인다역이 되어 청소하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곤 하니까요. 그런 저를 동생은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언니, 속상하면 말로 해.”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소설 속 가상 인물을 설정하여 혼자 이야기를 만들어 중얼거립니다.
몇 년 전 글쓰기 학원에서 원고지에 수필을 써본 적이 있어요. 그때 화이트를 구하지 못해 틀린 곳마다 일일이 종이를 오려 붙였더니 지도하는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분은 꼭 작가가 될 것입니다. 소질이 다분합니다.”
전 이 칭찬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스쿨몬스터의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 그 꿈을 시도합니다. 책을 쓰는 날 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집니다. 그리고 놀면뭐해(주) 경주 사무실에 출근할 때마다 마음이 너무 뿌듯합니다. 오늘도 내 책이 잘 써진다는 느낌에 행복이 물밀 듯합니다. 귀중한 주변 여건에 감사합니다.
75. 요리하는 친구들
76. 과도한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