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경우, 10년 뒤 꿈 내지는 10년 뒤 내 모습 이란 것에 대해 처음 생각을
하게 해 준 사건이 있다.
아마 그 이전에도
있었겠지만 다 머리 속에서 사라졌고, 이 일만은 왠지 지워지지 않고 여전히 내 머리 속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의 노비 기간의
가장 오랜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에서 3년차 시절의 일이다.
그 때에, 사업부 내 신사업 (신규 아이템)
관련한 Taskforce 가 구성되었는데 필자는 그
Taskforce에 조인하여 각 부서에서 모인 사람들과 일하고 있었다.
골치 아픈, 하지만 사업부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숙제를 받아 들고, 고참들이
부여하는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며 낮밤 없이 바쁘게 살던 중이었다.
그 날도 Taskforce 주최로 유관 인원들을 모아 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에
Taskforce팀장을 맡고 있던 수출팀 A과장과 둘만 남게
되었다. 향후 업무에 관련된 이야기를 회의에 연장하여 하던 중, A과장이
선배이랍시고 내게 약간의 인생 훈수 같은 얘기들을 해 주시었다. 그러던 중 난데없이,
“이단 사원은 10년 뒤 꿈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을 던졌다.
10년 뒤? 당연히 생각안하고 살고 있지. 그 당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2주 간격으로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어,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이 주기적으로
뒤섞여 뿜어져 나오고 있던 때였다.
음…내가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때우며 살아왔나? 이제 결혼도 할 터인데 10년
뒤 생각도 하긴 해야겠구나…뭐 대략 이런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긴 했지만 딱히 대답할 거리가 없었다. 평소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지.
그래서 10년 뒤까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대답했더니 A과장은 자기
원 소속팀(수출팀) 막내였던 사원 2년차 B씨 얘기를 꺼내었다.
환란의 시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그 환란을 뚫어내며 대기업에 취직을 성공하였다. 1년여 뒤 훨씬 더 큰 회사로 이직하여, 일잘러로 자리매김하여 부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업과 책임, 그로
인한 Challenge를 오롯이 받아내며 오랜 재직 기간 내내 큰 고통을 감내하였다. 오랜 시간동안 영육을 바쳐 크게 키워 놓은 사업과 조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방에 망가뜨리는 고위 임원들에 대한
환멸과 정신의 피폐해짐으로 인해 20년 대기업 생활을 마감하고, 인생
처음으로 백수가 되었다. 백수생활 중 아직은 백수로서의 자질과 역량이 부족함을 깨닫고 몇 달 뒤 소기업에
들어가 5년동안 다시 영육을 갈아 넣은 다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마침내 때가 되었음을 느껴 총 25년의 노비생활을 청산하였다. 지금도 여전히 온전한 백수로서의 부실함을 느껴 내공 향상에 분투 중이다.
저자 소개
프롤로그
I.
에피소드1
II.
에피소드2
III.
10년뒤
IV.
10억 만들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