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프롤로그
그는 괴물이 아니었다. 단지 세상이 그를 그렇게 불렀을 뿐이다.
누군가는 그를 해적이라고 불렀고, 누군가는 악당이라 조롱했다.
그러나 정작 그 누구도, 그의 눈동자 속에 담긴 수많은 밤과 질문을 본 적은 없었다.
이름은 제임스 후크.
그는 한때 시계소리를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톡, 톡, 톡.
시간은 고요하게 흐르며 그에게 삶의 질서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어느 날, 시간이 멈추었다.
그날 이후, 그는 어른이 되기를 선택한 유일한 아이가 되었다.
네버랜드.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그 대가를 알려주지 않는 곳.
피터팬은 그곳의 영원한 왕처럼 군림했고, 아이들은 그의 그림자에 속절없이 취해버렸다.
하지만 후크는 보았다. 피터의 웃음 뒤에 숨겨진 망설임 없는 계산과,
그가 아이들의 "순수"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피터팬이 하늘을 날 때, 후크는 땅을 걸었다.
피터가 웃을 때, 후크는 질문했다.
"도대체 순수란 무엇인가?"
"아이들을 위한 세계가 정말 아이들을 위하는 것인가?"
"그리고 나는 왜, 이 칼을 쥐고 있는가?“
그는 선장을 자처한 적이 없다. 단지 이 섬에서 유일하게 눈을 감지 않은 자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마지막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피터의 시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네버랜드의 거짓된 평화를 무너뜨리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잃어버린 진짜 시간을 되찾기 위해.
하야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싶어 하는 새내기 동화 작가다.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풍요로운 추억을 쌓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어른을 위한 심리소설은 쓸 수 없다. 이야기를 쓴다면 동화를 쓸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타인보다 나를 위한 동화를 쓴다. 유명하지 않아도 꾸준한 동화 작가가 되고 싶다.
[DeliList]프롤로그
1장. 그 섬에는 시간이라는 것이 없다
2장. 잃어버린 아이들은 누가 잃어버렸는가
3장.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4장. 진실은 칼끝에서 반짝인다
5장. 섬은 기억을 먹고 무너진다
6장. 이야기에서 깨어날 시간
7장. 우리가 잃어버린 이름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