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xContentWithDelimiter][DeliAbstract]
[DeliAuthor]
집 근처의 G공원은 며칠간 불이 꺼져 있었다. 알고 보니 소나무 숲을 재조성하면서 조명을 일시적으로 끈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도심에 진짜 숲, 밤에 쉴 수 있는 숲이 생겼다고 반겼었다. 어떤 이가 이토록 과감한 발상을 했을까 흥분했었다.
누군가에게 어둠은 단절이고 위험이고 불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유로움이고 숨 쉴 틈새가 되기도 한다. 공원에 불이 꺼진 날, 나는 짧은 순간이지만 깊은 명상에 빠졌다.
고양이의 발걸음과 솔잎의 향기, 키다리 나무의 침묵을 닮은 실루엣으로 평화를 말하는 생명의 숲 그 숨결 속을 거닐면서, 그날 나는 어떤 어둠은 가슴에 환한 빛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마드 올림
의대를 졸업했으나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다가 2022년 퇴사했다. 정신적 자유를 향한 열망이 있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산문집 <경계 저 너머>, 어학책 <독학 중국어 첫 걸음> 등 종이책과 대표 에세이 공저 8권, 전자책 70여 권을 출간했다.
[DeliList]프롤로그
불 꺼진 공원에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