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강력하면서도 가장 모호한 개념 중 하나다. 산술에서 0은 “없음”을 뜻하며,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철학에서의 ‘없음(nothingness)’은 훨씬 더 복잡하다.
존재하지 않음의 정도와 층위,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는 단순히 ‘없다’는 말로 환원할 수 없다.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Georg Cantor)는 무한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했다. 그는 무한이 단일한 개념이 아니며, 가산무한(ℵ₀)과 비가산무한(ℵ₁)등 다양한 ‘크기’를 가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무한이 분류 가능하다는 점을 세계에 처음 알린 혁명이었다.
이 논문은 이 사유를 뒤집는다. 무한이 여러 계급으로 분류될 수 있다면, ‘무’ 또한 여러 계급으로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단순한 언어적 논의가 아니라, 0이라는 수학적 객체의 존재론적 정밀화다. 예를 들어 “사과는 없다”, “유니콘은 없다”, “asdfㅎㅇㄹ17은 없다”는 모두 ‘없음’을 말하지만,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하나는 물리적 부재, 하나는 현실적 불가능성, 다른 하나는 상상조차 불가능한 개념의 결여다. 우리는 이처럼 존재하지 않음에도 ‘존재 가능성의 밀도’가 다르다는 직관을 갖고 있다.
이 논문은 그러한 직관을 수학적으로 정식화하고자 한다. 즉, 무한의 역수를 통해 0의 계층을 정의하고, 이를 통해 ‘무의 수학적 계층화’라는 새로운 존재론적 모델을 제안한다.
이것은 단순한 수학의 문제가 아니다. 철학, 존재론, 수리논리학의 근본을 다시 묻는 질문이며, 결국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무란 무엇인가’라는 고대의 질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최규철 연구원
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이다.
어린이 스토리텔링 수학교재 '아인슈타인수학 전집'을 저술했으며, '초딩도 이해하는 상대성이론', '초딩도 이해하는 E=mc2'을 출판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교육철학에 관한 '나와 아인슈타인과 아가의 미소'를 출판했다. 최성호 대표와 함께 설립한 호기심을 살리는 우리들의 대학교 큐니버시티를 통해 꾸준히 과학과 수학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1. 서론 | Introduction
2. 배경 이론 | Background
3. 0의 계층 구조 제안 | Hierarchy of Zero
4. 존재론적 해석 | Ontological Interpretation
5. 응용과 확장 | Applications and Extensions
6. 결론: 무의 수학화를 넘어서 | Beyond the Mathematization of Nothing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