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교직에 몸담고 성실하게 살아온 남자 서진우.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자식들은 모두 장성해 곁을 떠났고, 텅 빈 집에는 그리움과 외로움만이 짙게 배어있다. 매일같이 강변 벤치에 앉아 노을을 보는 것이 유일한 일과이던 어느 날, 그의 곁으로 한 여인이 다가온다. 그녀는 수십 년 전 헤어졌던 어릴 적 친구, 김은수.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온 그녀와의 우연한 재회는 진우의 멈춰있던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외로움을 나누며 잊고 있던 설렘과 웃음을 되찾는다. 메마른 가지에 새순이 돋아나듯, 황혼의 나이에 찾아온 사랑은 삶의 마지막 선물이자 기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아버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식들의 반대와 “이 나이에 주책이다”라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 두 사람을 가로막는다. 죄책감과 현실의 벽 앞에서 이들은 결국 이별을 결심하지만, 예상치 못한 가족의 위기는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깨닫게 만든다. 이 소설은 인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된 따뜻한 인연을 통해, 사랑은 나이나 시간이 아닌, 서로를 향한 진심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과연 두 사람은 모든 장벽을 넘어 남은 생을 함께할 수 있을까? ‘마지막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깨달음과 함께, 삶의 가장 찬란한 봄을 맞이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DeliAuthor]채운은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소설가이다. 풀잎에 스미는 바람,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속에서 삶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 글로 피워낸다. 그녀는 노년을 단풍처럼 곱게 물들이고 싶어 한다. 세월이 남긴 깊이를 따뜻한 문장에 담아, 독자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향기 같은 이기를 건넨다.
[DeliList]프롤로그: 노을이 머무는 자리 Chapter 1. 멈춘 시간 속의 남자 Chapter 2. 뜻밖의 봄바람 Chapter 3. 넘을 수 없는 문턱 Chapter 4. 가장 소중한 이름 에필로그: 다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