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목소리의 기록: 소리가 사라진 순간, 진실이 들려왔다

어느 날 아침, 도시의 소리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분명 말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목소리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공허한 음파만이 고막을 스칠 뿐, 감정의 무게도, 의미의 결도 사라져버렸다. 라디오 방송국의 음향 디자이너 서지우는 이 기묘한 현상을 가장 먼저 감지한다. 소리의 미세한 차이를 업으로 삼는 그에게, 감정이 거세된 목소리는 재앙의 전조와도 같았다. 도시 전체가 서서히 침묵에 잠식되기 시작한다. 소통은 단절되고 관계는 무너진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의 진심을 들을 수 없게 되자, 불신과 오해의 벽을 쌓는다. 지우는 이 정체불명의 현상을 추적하며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하는 노파와, 과거에 벌어진 비슷한 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늙은 엔지니어를 만나게 된다. 버려진 녹음실의 낡은 테이프, 도시에 울려 퍼지는 미스터리한 주파수,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하지 못한 진실들. 지우는 사라진 목소리들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도시의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소리를 되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리가 사라진 순간 비로소 들려오는 진심에 관한 기록이자, 잃어버렸던 관계와 우리 자신을 회복하는 여정이다.

채운은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소설가이다. 풀잎에 스미는 바람,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속에서 삶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 글로 피워낸다. 그녀는 노년을 단풍처럼 곱게 물들이고 싶어 한다. 세월이 남긴 깊이를 따뜻한 문장에 담아, 독자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향기 같은 이야기를 건넨다.

프롤로그: 무음의 객실 Chapter 1: 침묵의 전염 Chapter 2: 메아리 사냥꾼 Chapter 3: 유령 주파수 Chapter 4: 말하지 못한 진실 Chapter 5: 마음의 공명 에필로그: 다시,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