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수학적 구조물이라면 어떨까? 이 대담한 질문에서 책은 시작된다. 현대 수학의 가장 기묘하고 논쟁적인 ‘선택공리’와 그로부터 파생된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을 통해 우주의 근본적인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지적 탐험을 제안한다.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은 하나의 공을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똑같은 두 개의 공을 만들 수 있다는, 상식에 반하는 결론을 내놓는다. 대부분의 물리학자와 수학자는 이를 추상적인 수학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사고실험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이 책은 과감하게 그 경계를 허문다. 만약 선택공리가 단순한 수학적 약속이 아니라 우리 우주를 지배하는 근본적인 물리법칙이라면? 그렇게 가정하는 순간, 바나흐-타르스키 역설은 더 이상 역설이 아닌, 우주 창조의 원리를 설명하는 ‘바나흐-타르스키 정리’가 된다. 이 정리는 무(無)에서 유(有)가 탄생한 빅뱅의 순간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하나의 점이 어떻게 팽창하여 광활한 우주가 되었는가? 바로 바나흐-타르스키의 기하학적 복제가 그 해답이다. 책은 이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우주 팽창을 가속하는 암흑에너지의 정체, 그리고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블랙홀의 본질까지 논증한다. 암흑에너지는 공간 자체가 끊임없이 자신을 복제하며 팽창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블랙홀은 이 창조의 과정이 역으로 진행되어 물질과 공간을 소멸시키는 ‘궁극의 지우개’라는 것이다. 저자는 선택공리라는 단 하나의 열쇠로 우주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 수학적 추상이 어떻게 현실 우주를 설명하는지, 그 경이로운 연결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시공간의 본질에 대한 전혀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될 것이다.
[DeliAuthor]무(無)로부터 유(有)를 끌어내는 해적.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이자 시공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철학적 기업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우주의 문을 노크한다.
[DeliList]프롤로그: 역설의 문을 열고 우주를 보다 Chapter 1. 선택이라는 이름의 유령, 선택공리 Chapter 2. 무한을 창조하는 기계, 바나흐-타르스키 정리 Chapter 3. 빅뱅과 암흑에너지, 우주 팽창의 재해석 Chapter 4.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소멸의 기하학, 블랙홀 Chapter 5. 수학의 법칙이 곧 물리법칙이다 에필로그: 시간의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