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지성사에서 ‘무한(infinity)’만큼 우리를 매료시키고 또 좌절시켰던 개념이 있을까? 고대로부터 무한은 신의 영역, 감히 다가설 수 없는 미지의 심연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여기에 겁 없이 심연으로 뛰어들어 그 구조를 파헤치고 지도를 그리려 한 ‘무한의 영웅들’이 있었다. 이 책은 19세기 말,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가 던진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 100년간의 지적 대장정이다. 그는 인류 최초로 ‘무한에도 크기가 있다’는 혁명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무한을 셀 수 있는 도구 ‘집합론’을 창시했다. 그리고 자연수의 무한과 실수의 무한 사이에 또 다른 크기의 무한이 존재하는지를 묻는 ‘연속체 가설’을 제기했다. 이 질문은 20세기 최고의 수학자들을 차례로 소환하며 수학의 근간을 뒤흔드는 거대한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수학의 모든 미해결 문제를 정복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다비트 힐베르트, 그의 낙관적인 세계관에 찬물을 끼얹으며 ‘증명 불가능한 진리’의 존재를 증명해낸 쿠르트 괴델, 그리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연속체 가설의 진짜 얼굴을 폭로한 폴 코언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수학 공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인간의 치열한 투쟁, 천재들의 고독과 좌절,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경이로운 지적 해방의 서사다. 연속체 가설의 운명은 우리에게 묻는다. 수학적 진리란 발견되는 것인가, 아니면 발명되는 것인가? 완벽하고 절대적인 진리의 세계는 존재하는가? 이 책과 함께 무한의 영웅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당신은 수학의 가장 깊은 곳에서 인간 지성의 위대함과 그 본질이 ‘자유’에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무(無)로부터 유(有)를 끌어내는 해적.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이자 시공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철학적 기업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우주의 문을 노크한다.
[DeliList]프롤로그: 무한의 심연을 탐험한 사람들 Chapter 1: 칸토어 ― 무한을 처음으로 세어본 인간 Chapter 2: 힐베르트 ― 모든 것을 증명하려 한 인간 Chapter 3: 괴델 ― 증명의 불가능을 증명한 인간 Chapter 4: 코언 ― 진리의 경계를 밀어낸 인간 Chapter 5: 연속체가설의 철학 - 수학의 본질은 자유에 있다 에필로그: 무한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