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철학자 제논은 “날아가는 화살은 실제로는 정지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무한히 나눌 수 있다면, 어느 한순간에 화살은 특정 지점에 존재할 뿐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 역설은 오랫동안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었습니다. 놀랍게도, 2500년이 흐른 지금 이 역설은 최첨단 물리학 실험실에서 되살아났습니다. 바로 ‘양자 제논 효과’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양자 세계에서는 불안정한 원자처럼 시시각각 변해야 할 대상을 아주 짧은 간격으로 반복해서 관찰하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상태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마치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양자 시스템이 움직임을 멈추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제논의 ‘정지한 화살’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관찰’이라는 행위가 물리적 현실을 바꿀 수 있다면, 혹시 인간의 ‘의식’이 이 과정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양자 제논 효과는 오랫동안 철학의 영역에 머물렀던 ‘관찰하는 나’의 존재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물리학적으로 입증하는 최초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제논의 역설에서 출발해 양자 제논 효과의 발견, 그리고 ‘관찰’의 의미를 둘러싼 양자역학의 오랜 논쟁까지를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고대의 철학적 통찰과 현대 물리학의 경이로운 만남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이라는 개념 자체를 되돌아보는 지적 탐험을 시작합니다. 과연 관찰자의 존재는 세상을 창조하는 열쇠일까요?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DeliAuthor]무(無)로부터 유(有)를 끌어내는 해적.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이자 시공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철학적 기업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우주의 문을 노크한다.
[DeliList]프롤로그: 날아가는 화살은 정말 멈춰 있을까? Chapter 1. 2500년 전의 통찰, 제논의 역설 Chapter 2. 지켜보면 멈추는 양자, 양자 제논 효과의 발견 Chapter 3. ‘관찰’이란 무엇인가: 유령 같은 관찰자의 정체 Chapter 4. 의식은 물리적 현실에 개입하는가 Chapter 5. 제논의 화살과 양자, 그리고 현실의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