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 모든 것이 멈춰버린 한 여자의 세상. 봄의 끝자락, 수연은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다 먼지 쌓인 화분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선물, 그리고 곁에 놓인 작은 쪽지. "이 꽃이 피면, 나도 너를 다시 보러 갈게." 무심한 약속이라 치부했지만, 그날 이후 그녀의 시선은 마른 흙이 담긴 화분에 하루 한 번씩 머물게 됩니다. 계절이 흐르는 동안 화분은 침묵을 지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멈춰 있던 시간은 조금씩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웃이 건네는 따뜻한 손길에 마음을 열고, 잊고 있던 피아노 건반을 다시 두드리며, 동네 작은 카페에서 낯선 이들과 소소한 웃음을 나누게 됩니다. 상실의 아픔으로 닫아두었던 세상의 문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열어가는 여정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짓말처럼 화분에서 연한 초록빛 새싹이 돋아납니다. 그 작은 생명을 마주한 순간, 수연은 남편이 남긴 약속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돌아오겠다는 허무한 약속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이 다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내라는 간절한 응원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이 슬픔만이 아니라, 사랑이 자라나는 시간이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상실의 그늘 아래 주저앉은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작지만 단단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입니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잃은 것들 사이에서 1부: 떠난 자리에 2부: 멈춰버린 시간 3부: 작고 느린 변화 4부: 새싹이 피던 날 5부: 다시 살아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