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은주는 어느 날 밤, 보낸 사람 없는 낡은 택배 상자를 받는다. 그 안에는 자신이 쓴 적 없는 일기장이 들어 있다. 하지만 섬세한 필체, 사소한 습관, 그리고 이름 없는 누군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기록은 모두 그녀 자신의 것이었다. 일기장은 “나는 오늘 또 그 사람을 잃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를 기억하기로 했다.”라는 문장으로 은주를 혼돈의 한가운데로 끌어당긴다. 은주는 자신의 삶에 존재했던 거대한 공백을 직시하며, 일기장 속 단서들을 따라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낡은 카페의 향기, 빛바랜 사진 속의 미소, 잊혔던 노래의 멜로디. 기억의 파편들이 하나씩 떠오를수록, 그녀의 현재는 송두리째 흔들린다. 잊고 싶었던 사랑, 외면해야만 했던 후회, 그리고 돌이킬 수 없었던 선택의 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소설은 단지 잃어버린 과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가 아니다. 한 인간이 자신의 가장 아픈 기억을 마주하고, 그 상처를 끌어안음으로써 비로소 온전한 자신으로 거듭나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이다. 모든 기억이 제자리로 돌아온 마지막 밤, 은주는 깨닫는다. 기억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다시 살아가야 할 오늘이라는 것을. 잊고 싶은 기억조차 우리를 완성하는 소중한 퍼즐 조각임을 이 소설은 먹먹한 감동으로 전한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잊었다고 믿은 모든 순간 1부 – 낯선 일기 2부 – 기억의 파편 3부 – 사라진 이름 4부 – 문이 열리던 밤 5부 – 다시 시작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