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 슬럼화된 지방의 한 도시. 60대 나영의 눈앞에 인지기능을 잃은 채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흘리며 빵을 뜯는 노인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 옆에서는 병든 길고양이가 토사물을 핥고 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나영에게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져 내리는 풍경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 된 치매, 속절없이 망가지는 육신과 영혼. 이 끔찍한 장수의 역설 앞에서 인류는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국가는 첨단 인공지능 기술에서 해답을 찾는다. 개인의 '건강수명'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그 수명이 다했을 때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최첨단 뇌 임플란트 '임플란타'는 기억을 보조하고, 유전자 수정은 질병의 대물림을 끊는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관리되는 AI 복지센터는 완벽한 돌봄을 약속한다. 하지만 모든 기술의 끝에는 결국 선택의 문제가 남는다. 인공지능이 설계한 안락한 죽음은 과연 인간적인가? 생명의 경계를 기술로 재단하는 것은 옳은가? 이 소설은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 존엄의 붕괴와 기술적 구원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모두가 마주할 윤리적 딜레마를 담은 디스토피아이자,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한 인간의 분투를 그린 휴머니즘 서사다. 기술이 인간을 압도하는 시대, 우리는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 것인가.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Chapter 1 버려진 사람들, 길냥이들이 사는 집 Chapter 2 인공지능 복지센터 Chapter 3 뇌 임플란타 Chapter 4 유전자 수정과 수명 알람 Chapter 5 웰다잉의 시대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