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파는 가게: 행복했던 순간을 잊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도심의 오래된 골목 끝, 시간마저 비껴갈 듯한 곳에 간판 없는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기억을 파는 가게'라 부릅니다. 가게의 주인, 이안은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조용히 거두어 유리병에 담아줍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지독한 배신감, 사무치는 후회. 그는 감정의 파편들을 정제하여 '기억의 병'으로 만들어 서고에 봉인합니다. 늘 타인의 기억을 다루며 자신은 텅 빈 존재처럼 살아가던 이안.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기억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음을 깨닫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존재, 자신의 딸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는 것은 텅 빈 액자뿐. 그는 비로소 자신이 가장 잔인한 형벌 속에 갇혔음을 직감합니다. 이제 이안은 타인의 기억이 아닌, 지워진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잊고 있던 도시의 밤거리를 헤매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고객들의 행방을 쫓으며, 마침내 한 여자가 남긴 낡은 녹음 파일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속에는 모든 비밀의 열쇠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상실의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기억을 지운다는 것의 진짜 의미, 그리고 고통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자기 회복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지워야 할 것이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고통을 붙들고 있던 미련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꺼내어 마주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마음의 흔적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프롤로그: 기억의 병 Chapter 1: 사라진 얼굴 Chapter 2: 잊힌 도시의 밤 Chapter 3: 한 여자의 녹음 파일 Chapter 4: 고통과 미련의 경계 Chapter 5: 살아 있는 마음의 흔적 에필로그: 다시, 문을 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