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한 시, 라디오 스튜디오의 ‘ON AIR’ 불빛이 꺼지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DJ 지후에게 지난 10년은 그런 시간이었다. 멈춰버린 기억 속에 자신을 가둔 채, 그는 매일 밤 ‘기억의 온도’를 진행하며 타인의 추억을 위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로그램의 마지막 생방송에 도착한 낯선 메시지 한 통.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나는 아직 그날의 버스정류장에 있습니다.” 그 문장은 10년 전, 첫눈이 내리던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연인, 서현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잊었다고 믿었던 이름, 지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심장을 파고든다. 그날 이후, 매주 같은 시간에 도착하는 익명의 메시지는 지후를 과거로 이끈다. 굳게 닫아두었던 기억의 문틈으로 스며드는 그날의 약속, 엇갈렸던 시선, 그리고 “기다려줄게”라는 서현의 마지막 목소리. 지후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음을 깨닫고 10년간 애써 외면했던 그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세월의 흔적이 쌓인 정류장 가로등 아래, 낡은 노트 한 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안에 담긴 10년의 기록은 슬픔이 아닌 믿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소설은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서로를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의 애틋한 재회의 기록이다. 잊는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날 순간을 묵묵히 기다리는 일임을 이들의 이야기는 증명하고 있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기억의 온도 Chapter 1. 멈춰버린 시간의 목소리 Chapter 2.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 Chapter 3. 그날의 버스정류장 Chapter 4. 노트에 담긴 10년 Chapter 5. 다시, 우리 에필로그: 내일의 온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