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진작가였던 저는 세상을 프레임으로 기억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리스는 제게 하나의 거대한 프레임이었습니다. 눈부신 햇살 아래 부서지는 하얀 벽과 코발트블루의 지붕, 그 색의 대비는 필름 위에 선명하게 각인되었죠. 하지만 그리스 여행이 끝난 후, 제 마음속에 남은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바로 '부엌'의 풍경이었습니다. 갓 짜낸 올리브유의 싱그러운 향기, 식탁 위 투박하게 놓인 페타치즈 덩어리,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 아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온기.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삶의 한 조각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의 맛과 멋을 담은 한 권의 사진첩이자, 따뜻한 한 끼 식사로의 초대장입니다. 각 장은 하나의 요리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먼저 그 음식에 얽힌 저의 사적인 기억과 감성을 나누고, 이어서 그 요리가 품고 있는 그리스의 문화와 역사를 탐험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러분이 자신의 부엌에서 그리스의 햇살을 재현할 수 있도록, 아주 간단하고 다정한 레시피를 덧붙였습니다. '세계의 부엌' 시리즈의 첫 번째 여정인 그리스 편을 통해, 여러분의 식탁 위에 지중해의 따사로운 바람과 이야기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레시피 북을 넘어, 지친 하루의 끝에 마음을 채우는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DeliAuthor]전직 사진작가에서 글쓰는 여행자로 거듭난 감성요일. 렌즈로 담던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이제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이야기로 빚어내는 작가입니다.
[DeliList]프롤로그: 빛과 소금의 파편들 Chapter 1: 신들의 선물, 올리브와 페타치즈 Chapter 2: 할머니의 식탁, 무사카에 담긴 온기 Chapter 3: 거리의 활기, 수블라키 한 꼬치에 담긴 일상 Chapter 4: 에게해의 입맞춤, 태양을 맛보는 문어 요리 Chapter 5: 느림의 미학, 바클라바와 커피 한 잔의 여유 에필로그: 마음의 식탁을 차리는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