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은 그를 ‘천지 사이의 큰 역적’이라 기록했다. 당대의 지식인들은 그의 이름을 입에 담는 것조차 꺼렸다. 반역자, 패륜아, 시대를 어지럽힌 요물. 교산 허균.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이렇듯 불온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과연 그것이 그의 진짜 모습이었을까? 이 책은 500년 넘게 역적으로 낙인찍혔던 허균의 삶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시대의 금기에 맞서 싸운 한 인간의 고뇌와 꿈을 복원한다. 조선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천재라 불렸던 그는 왜 스스로 기득권을 버리고 위험한 길을 선택했는가?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의 설계도였다. 신분의 차별 없이 인재를 등용하고, 폭군을 몰아낼 수 있는 주체는 바로 백성이라는 그의 급진적 사상은 봉건 왕조의 심장을 겨누는 칼날과도 같았다. 허균의 삶은 당대 사회가 설정한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이었다. 서자, 불교 승려, 광대 등 천대받던 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그는 시대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었다. 그의 사상은 책상 위에서 나온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생생한 언어였다. 결국 그는 역모의 수괴로 몰려 능지처참이라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을까? 이 책은 ‘칠서의 옥’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의 죽음이 남긴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에 불행했던 혁명가 허균.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억압된 시대에 자유로운 영혼이 얼마나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지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불의에 맞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던 한 위대한 풍운아에 대한 진실의 기록이다.
[DeliAuthor]무(無)로부터 유(有)를 끌어내는 해적.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이자 시공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철학적 기업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우주의 문을 노크한다.
[DeliList]프롤로그: 역사의 풍문 속에 선 이름 Chapter 1. 시대의 이단아, 교산 허균 Chapter 2. 소설 『홍길동전』에 담은 혁명의 꿈 Chapter 3. 유재론과 호민론, 백성의 나라를 꿈꾸다 Chapter 4. 칠서의 옥, 역모의 소용돌이 Chapter 5. 시대를 앞서간 혁명가, 역사의 심판대에 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