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 루게릭병 말기의 민호(53)는 음식물조차 삼키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의사는 생명 유지를 위해 위루관 시술을 권하지만, 그에게 그것은 ‘먹는 즐거움’이라는 마지막 인간다움을 포기하라는 선고처럼 들린다. 절망의 끝에서 그는 스스로 생의 마지막을 선택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윤정(51)은 위암 4기 환자다. 자신의 고통을 애써 감춘 채 남편의 간병에 매달리지만, 그녀의 시간 또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서로에게 짐이 되어간다는 생각, 지울 수 없는 고통과 감당하기 힘든 현실의 무게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아프게 침식된다. 결국 민호는 스위스의 조력사 단체에 서류를 보내고, 윤정은 눈물을 머금고 그의 마지막 여정에 동행하기로 약속한다. 죽음을 향한 비행은 그렇게 두 사람의 마지막 사랑의 여정이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기 위해 도착한 낯선 땅 취리히. 그곳에서 만난 의대생 안젤라의 안내로 다다른 절벽 위 작은 정원에서, 그들은 예상치 못한 만남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자신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과연 민호는 스스로 마지막 버튼을 누를 것인가. 삶의 가장 서늘한 끝에서,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피워 올린 생명의 찬란한 의미를 묻는 철학적 휴먼 드라마.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마지막 한 모금의 숨 Chapter 1: 꺼져가는 등불, 희미해지는 온기 Chapter 2: 세상의 끝을 향한 비행 Chapter 3: 절벽의 정원에서 만난 바람 Chapter 4: 흔들리는 꽃의 노래 Chapter 5: 숨이 피워 올린 하얀 꽃 에필로그: 다시,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