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도시의 숨소리마저 잠든 시간. 낡은 버스 정류장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밀려난 퇴직자, 떠나간 가족의 그림자를 좇는 여자, 삶의 갈피를 잃고 헤매는 청년, 그리고 말없이 정류장을 지키는 노인. 그들은 서로를 모르지만, ‘어딘가로 가야만 한다’는 절박한 마음 하나만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태워줄 버스는 오지 않는다. 대신 정류장 게시판에는 기묘한 안내문 하나가 붙어 있을 뿐이다. “다음 버스는 ‘당신이 준비되었을 때’ 도착합니다.” 처음에는 황당한 장난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류장은 기이한 공간으로 변해간다. 잊고 싶었던 과거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들은 깨닫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정류장이 아니라, 시간이 멈춘 마음들이 잠시 쉬어가는 영혼의 간이역이라는 사실을. 이 낯선 공간에서 그들은 비로소 자신을 옭아매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누군가는 용서를 구하고, 누군가는 떠나보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약속한다. 과연 그들은 자신만의 버스를 타고 새로운 아침으로 출발할 수 있을까? 『정류장에 남은 사람들』은 삶의 가장 막막한 순간에 멈춰선 이들에게 건네는 깊은 위로와 희망의 이야기다. 멈춤이 곧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우리 모두를 위한 서정적인 판타지가 펼쳐진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ㄸ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새벽 다섯 시의 이방인들 Chapter 1: 도착하지 않는 버스 Chapter 2: 시간의 틈에서 울리는 목소리 Chapter 3: 멈춘 마음이 마주한 풍경 Chapter 4: 용서와 새로운 약속 Chapter 5: 각자의 새벽으로 에필로그: 안개가 걷힌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