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가장 후미진 골목, 회색빛 건물들 사이에 간판도 없는 작은 안내소가 있습니다. 문 앞에는 낡은 금속판에 새겨진 한 문장이 전부입니다. “당신의 오늘을 빌려드립니다. 단, 내일은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곳의 주인, 이안은 사람들의 ‘오늘’을 대신 살아주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어제의 그림자에 갇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남자,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오늘의 문을 열지 못하는 여자, 삶의 모든 페이지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청년, 그리고 기억을 잃고 시간 속에 홀로 남겨진 노인. 오늘을 감당하기 버거운 사람들이 마지막 희망처럼 이곳을 찾아옵니다. 이안은 그들의 하루를 빌려 대신 살아주고, 그 대가로 그들이 잃어버렸던 삶의 작은 조각—용기, 평온, 혹은 희미한 온기 같은 것들을 찾아 돌려줍니다. 타인의 삶을 사는 동안 자신의 삶은 텅 비어가는 줄도 모른 채, 그는 묵묵히 안내소를 지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뢰서 한 장이 그의 책상 위에 놓입니다. 그런데 신청인의 이름이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의뢰인: 이안’. 그리고 요청 내용은 단 한 줄. “오늘을 대신 살아주세요.” 그 편지는 바로 과거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보낸 간절한 외침이었습니다. 남의 삶을 살아주느라 단 하루도 자신의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자신을 향한 마지막 경고이자 애원이었습니다. 이안은 비로소 깨닫습니다. 수많은 ‘오늘’을 살아왔지만, 정작 ‘나의 오늘’은 단 한 번도 없었음을. 그는 이제 가장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오늘을 빌려 사는 삶이 아닌, 오늘을 살아내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고, 진짜 ‘나의 하루’를 시작하려는 한 남자의 조용하고도 위대한 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간판 없는 안내소 Chapter 1: 어제라는 이름의 감옥 Chapter 2: 오지 않는 내일 Chapter 3: 텅 빈 하루의 조각들 Chapter 4: 가장 낯선 의뢰인 Chapter 5: 나의 오늘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