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가장 낡고 조용한 골목, 그 끝에 자리한 ‘도시 분실물 보관소’. 이곳은 평범한 분실물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시계나 우산이 아닌, 세상에서 잊힌 ‘사람의 존재’를 보관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보관소의 유일한 관리인 가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희미해진 이들의 마지막 기록을 남기는 일을 합니다. 가족에게서, 사회에게서, 혹은 스스로에게서 잊혀 버려 희미해진 이름들을 그녀는 조용히 카드에 새깁니다. 어느 날, 보관소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하얀 카드가 도착합니다. 그 위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이름 없음. 남아 있는 기록: 0’. 그저 텅 비어 있는 카드를 손에 든 순간, 가현은 영문 모를 깊은 슬픔과 마주합니다. 마치 아주 오래전 잃어버린 자신의 일부를 발견한 것처럼 가슴이 아려옵니다. 그날 밤부터 보관소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 세상 어디에도 자신이 존재했다는 흔적을 찾지 못하는 영혼들. 가현은 그들의 희미한 기억 조각을 그러모아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주지만, 정작 자신을 뒤흔든 이름 없는 카드에 대한 실마리는 찾지 못합니다. 어쩌면 가장 찾아야 할 이름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 소설은 ‘잊힌다는 것’의 의미와 ‘존재한다는 것’의 가치를 묻는 감성 미스터리입니다. 한 사람의 이름이 사라져도, 그가 남긴 마음과 이야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잊힌 존재들이 돌아오는 하룻밤의 기적 같은 기록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DeliAuthor]'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DeliList]프롤로그: 존재를 보관하는 곳 Chapter 1: 이름 없는 방문객들 Chapter 2: 망각의 흔적 Chapter 3: 텅 빈 기록 카드 Chapter 4: 내가 지워버린 나의 이름 에필로그: 세상 밖으로 내딛는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