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어제의 나를 기억하지 못할까

매일 아침, 하윤(32)은 텅 빈 어제와 마주한다. 질병도, 사고도 아니다. 그녀의 하루는 누구도 모르는 사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남겨진 것은 오직 밤사이 빼곡히 채운 ‘기억 노트’뿐. 그 노트는 그녀가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끈이자,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마지막 증거다. 노트의 첫 문장은 언제나 같다. “이건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기록이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하윤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기록이 낯설게 변해 있음을 깨닫는다. 쓰지 않은 단어가 새겨져 있고, 문장의 의미가 교묘하게 뒤틀려 있으며, 존재하지 않았던 기억이 활자 위를 떠다닌다. 누군가 그녀의 기억을, 그녀의 하루를, 그녀 자신을 조작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발견한 섬뜩한 메시지. “잊지 말아줘. 네가 나를 지우기 전에.” 하윤은 비로소 깨닫는다. 이것은 단순한 기억 상실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의지’라는 것을. 기억을 지우는 범인을 찾기 위해, 그녀는 사라진 하루들의 조각을 필사적으로 그러모으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각을 맞출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외부의 적이 아닌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향하고 있었다. 기억은 정말 사라지는 걸까.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감춰버린 진실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 상실과 회복, 그리고 온전한 자기 수용에 관한 기묘하고 서정적인 미스터리.

'채운'은 어릴 적부터 말하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꼈고, 그 열정은 자연스럽게 스피치 강사의 길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무대와 강의실에서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법을 전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어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사람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지금도 채운은 스피치 강사이자 작가로서 말과 글 두 언어로 세상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녀의 문장은 잔잔한 파도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어, 잠든 감정을 깨우고 삶에 온기를 남긴다.

프롤로그: 지워진 아침 Chapter 1: 보이지 않는 손 Chapter 2: 기억의 파편을 줍다 Chapter 3: 내가 모르는 나의 흔적 Chapter 4: 가장 잔인한 진실 Chapter 5: 온전한 나를 마주하다 에필로그: 나의 첫 번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