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는 부자가 될 수 없고, 부자 좌파는 위선자다.”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고, 심지어 같은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좌파가 결과의 평등을 추구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부를 마땅히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를 축적하면서 평등을 외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며 기만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내 주변의 많은 ‘좌파’들은 누구보다 간절히 부자가 되기를 원했다. 부동산과 주식에 열을 올리고 자산 증식에 몰두하는 그들을 보며 나는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정말 위선자일까? 아니면 내가 ‘좌파’와 ‘부’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나는 이 오래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결심했다.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라며, ‘부유하면서도 진정한 좌파’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국내외의 방대한 자료를 파고들었다. 이 책은 그 치열한 탐색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먼저 ‘강남좌파’라는, 한국 사회의 모순을 상징하는 이름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공산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의 평생 동지이자 그 자신이 부유한 자본가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삶을 파헤친다. 그의 선택은 위선이었을까, 아니면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을까? 현대로 넘어와서는 영국 중앙은행을 무너뜨린 투기자본가이자 진보적 시민단체의 가장 큰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를 만난다. 자본주의의 심장에서 가장 탐욕적인 방식으로 부를 쌓은 그가 어떻게 ‘열린 사회’의 수호자를 자처할 수 있었을까?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아나키스트인 노엄 촘스키를 통해, 지식인이 부를 소유하며 현재의 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논리를 추적한다. 이 책은 단순히 몇몇 인물의 삶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철학과 행동을 통해 ‘부유한 좌파’라는 존재가 과연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이 여정의 끝에서 당신은 ‘좌파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낡은 명제가 어떻게 깨어지는지, 그리고 부와 신념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당신이 가진 신념과 당신이 추구하는 부 사이의 해묵은 갈등을 해결해 줄 단 한 권의 책이 될지도 모른다.
[DeliAuthor]무(無)로부터 유(有)를 끌어내는 해적.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이자 시공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철학적 기업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우주의 문을 노크한다.
[DeliList]프롤로그: 나는 왜 좌파 부자를 찾아 나섰나 Chapter 1: 모순의 상징, '강남좌파'라는 이름 Chapter 2: 최초의 좌파 부자, 자본가 엥겔스 Chapter 3: 체제를 흔드는 거인, 투기자본가 조지 소로스 Chapter 4: 지식인의 딜레마, 아나키스트 촘스키 에필로그: 좌파 해적의 탄생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