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두더지쥐, 고통 없는 세계

우리는 고통을 삶의 당연한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상처, 질병, 노화, 그리고 죽음은 모든 생명체가 겪어야 할 숙명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모든 전제를 거부하는 생명체가 있다면 어떨까요? 동아프리카의 메마른 땅속, 어둡고 산소가 희박한 그곳에 인류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벌거숭이두더지쥐’입니다. 털 한 오라기 없는 주름진 피부, 기괴할 정도로 튀어나온 앞니.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못생겨 보이는 이 작은 포유류는 사실 생명의 법칙을 다시 쓰게 할 경이로운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30년 이상을 살아가면서도 노화의 징후를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 암(癌)에 대해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사회 구조입니다. 포유류로서는 유일하게 꿀벌이나 개미처럼 여왕을 중심으로 한 ‘진사회성’ 군집을 이루어 살아갑니다. 개체의 생존보다 군집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들의 모습은 ‘개인’과 ‘사회’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책은 벌거숭이두더지쥐의 경이로운 생물학적 특성을 통해 고통, 노화, 질병, 그리고 사회의 본질을 탐구하는 지적 안내서입니다. 암 정복과 수명 연장의 실마리를 쥔 이 작은 생명체의 세계를 탐험하며, 우리는 생명과 존재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지평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기묘한 생명체가 던지는 가장 심오한 질문들,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프롤로그 Chapter 1. 땅속의 이방인, 최초의 만남 Chapter 2. 고통과 시간의 법칙을 거스르다 Chapter 3. 죽음의 질병, 암을 정복한 비밀 Chapter 4. 나는 없고 ‘우리’만 있는 사회 Chapter 5.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