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의 도연은 삶의 소중한 것들을 떠나보낸 뒤, ‘아픈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힌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며 무채색의 하루를 살아간다. 상실의 아픔을 시간이라는 약으로 무디게 만들었다고, 그래서 이제는 괜찮다고 믿었다. 그녀의 삶은 조용했고, 감정의 동요는 사치처럼 여겨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낡고 오래된 괘종시계 하나가 유산으로 남겨진다. 평범해 보이는 그 시계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시계의 바늘을 과거의 특정 시간으로 맞추면, 기억의 풍경이 아닌 그 순간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호기심에 처음으로 시곗바늘을 돌린 순간, 도연은 잊고 있던 온기를 마주한다. 따스한 웃음이 가득했던 가족의 저녁 식탁, 서툰 고백에 심장이 터질 것 같던 첫사랑의 순간, 끝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던 후회의 무게, 그리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꿈이 선명하게 살아 숨 쉬던 어느 밤의 열정까지. 그녀는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멈춰버린 시간의 한 페이지에 고스란히 박제되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도연은 시계를 통해 멈춰버린 시간들을 하나씩 여행하며 자신의 삶을 수놓았던 감정의 조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애써 외면해왔던 가장 아픈 기억의 시간 앞에 선다. 그토록 두려워했던 그날의 감정은 단순히 ‘슬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의 끝을 인정하지 못해 스스로 시간을 멈춰버린, 깊고 공허한 ‘멈춤’이었다. 이 소설은 한 여성이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며 진정한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을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슬픔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지 못한 마음 위에 남아 있는 것임을 깨닫는 그녀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멈춰 있는 시간을 돌아보고 따뜻한 위로와 치유의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먼지 쌓인 위로 Chapter 1: 멈춰버린 시간과의 조우 Chapter 2: 서랍 속에서 꺼낸 감정들 Chapter 3: 빛바랜 꿈의 조각들 Chapter 4: 가장 아픈 시간의 문 Chapter 5: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