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우리는 비로소 시간의 색과 향기를 느낍니다. 텅 빈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우리는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고, 떠나간 이들을 그리워하며,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헤아려봅니다. 이 시집은 가을이 품은 수많은 감정들—슬픔, 그리움, 상실, 그리고 성숙—을 ‘익어가는 시간’이라는 테마로 엮어낸 스물네 편의 서정시와 짧은 산문의 기록입니다. 살다 보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슬픔이 있습니다. 어떤 슬픔은 날카롭게 마음을 할퀴고, 어떤 슬픔은 젖은 솜처럼 무겁게 우리를 짓누릅니다. 하지만 시간 속에서 그 슬픔은 다른 얼굴을 합니다. 마치 가을볕 아래 과일이 당도를 더해가듯, 우리의 슬픔도 세월과 함께 숙성되어 조용한 지혜와 깊은 향기를 품게 됩니다. 아픔이 아니라 깊이가 되고, 상처가 아니라 무늬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 책은 그 변화의 과정을 섬세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계절이 먼저 나이를 먹는다’고 말하며 시간의 흐름을 배우고, ‘오래된 울음은 조용히 빛난다’고 속삭이며 슬픔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익어간다는 건 아픈 것이 아니라 깊어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상실의 자리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낼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시 한 편 한 편이 가을의 편지가 되어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비워내도 다시 채워지는 마음의 여백 속에서, 당신만의 향기가 피어나는 고요한 시간을 만나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가을에게 부치는 편지 1부: 계절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계절이 먼저 나이를 먹는다 가을빛 속에 던져둔 이름 하나 바람이 데려가고 다시 데려오는 것들 너무 늦게 도착한 안부 서랍 속엔 편지 대신 바람이 들었다 사랑은 끝나도 문장은 남는다 2부: 오래된 슬픔은 조용히 빛나고 한 번쯤 허무해도 괜찮은 날 오래된 울음은 조용히 빛난다 그리움이 말을 배워 시가 되었다 가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혼자가 되면야 비로소 나와 만난다 낙엽은 떨어지지만 땅은 따뜻해진다 3부: 익어간다는 것, 깊어간다는 것 익어간다는 건 아픈 것이 아니라 깊어지는 것이다 슬픔도 익어가면 향기가 된다 슬픔도 향기가 되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익숙한 슬픔은 더 이상 슬프지 않다 나를 안아준 건 계절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떨어져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 4부: 마침내, 삶이라는 향기 비워내도 채워지는 마음 마음이 나이 들수록 말은 가벼워진다 행복은 온기가 아니라 숨결이었다 잊힌 사람에게도 계절은 다시 온다 봄은 오지만, 가을이 사람을 남긴다 마지막 잎새도 끝까지 흔들린다 에필로그: 나의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