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어른을 보면 인사해야 해?”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이 질문은 평범한 아침을 송두리째 흔드는 철학적 물음이 되었다. 나는 늘 그랬듯 “그게 예의니까”라고 답했지만, 아들은 “예의가 뭔데?”라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결국 나는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거야!”라며 화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아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이가 어른에게 먼저 인사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아들의 요구에 나는 공자의 말씀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완벽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 책은 바로 그 패배의 기록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왜 ‘어른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을 당연한 예의로 가르쳐왔을까? 그것이 과연 존중의 표현일까, 아니면 나이를 앞세운 권위의 강요일까? 저자는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따랐던 관습의 민낯을 마주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강요하는 사회, 인격이나 지혜와 무관하게 어른이라는 이유로 인사를 받아야 한다는 낡은 생각에 의문을 던진다. 책은 ‘장유유서’라는 낡은 관념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른들의 위선과 비도덕성이 미디어를 통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시대에 왜 더 이상 나이가 존경의 근거가 될 수 없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오히려 순수하고 정직한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더 많다고 역설하며, 이제는 어른이 먼저 아이에게 인사하며 존중을 표현하는 새로운 윤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 책은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을 넘어, 세대 간의 관계와 진정한 존중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당신이 한 번이라도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의 생각에 확신을 더해줄 것이다. 당연함에 대한 유쾌한 반란, 그 끝에서 우리는 더 평등하고 건강한 관계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세상의 ‘정답’을 의심하고 통념의 반대편에서 생각하는 작가다. 그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믿는 성공, 행복, 노력의 개념을 뒤집어 인간과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제로의 글은 짧지만 깊고, 불편하지만 명료하다. 그는 언제나 다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확신은 옳은가?”
[DeliList]프롤로그: 아들에게 논리로 완전히 졌다 Chapter 1. ‘예의’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폭력 Chapter 2. 나이가 권력이었던 시대의 종말 Chapter 3. 존경은 나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Chapter 4. 어른이 아이에게 먼저 인사해야 하는 진짜 이유 Chapter 5.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윤리 에필로그: 당연한 진리가 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