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법칙은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바로 '생존'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이 절대적인 목표를 위해 효율적으로 진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생존에 불리한 거대한 깃털을 자랑하며, 포식자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화려함으로 자신을 치장한 새, 바로 공작입니다. 찰스 다윈조차 “공작의 깃털을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린다”고 말했을 만큼, 공작의 존재는 진화론의 근간을 흔드는 거대한 모순처럼 보였습니다.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 극단적인 아름다움은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을까요?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공작의 선택은 ‘생존’이 아닌 ‘선택’에 있었습니다. 진화의 또 다른 동력인 ‘성선택(Sexual Selection)’은 생존 경쟁만큼이나 강력하게 생명의 형태를 빚어왔습니다. 수컷 공작의 꼬리는 “나는 이렇게 거추장스럽고 위험한 장식을 달고도 살아남을 만큼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직한 신호’입니다. 이는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개념인 ‘핸디캡 원리(Handicap Principle)’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책은 공작 깃털에 숨겨진 구조색의 과학적 원리부터, 수백 개의 눈알 무늬(ocellus)가 보내는 유전적 신호, 그리고 이 모든 아름다움의 대가를 치르며 살아가는 공작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까지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나아가 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새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 사치, 그리고 사랑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까지 되돌아봅니다. 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삶은 생존을 위한 것입니까, 아니면 선택받기 위한 것입니까? 진화의 가장 화려한 역설, 공작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생존 공식을 거부한 자 Chapter 1: 다윈을 아프게 한 깃털 Chapter 2: 살아남았다는 증거, 핸디캡 원리 Chapter 3: 깃털에 숨겨진 예술과 과학 Chapter 4: 아름다움의 대가, 공작의 생존 전략 Chapter 5: 인간, 또 다른 공작 에필로그: 가장 화려한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