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의 다연은 삶의 많은 부분을 ‘없어진 것들’의 목록에 넣어둔 채 살아간다. 떠나간 사람들, 끝난 관계,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이고, 들리지 않으면 사라진 것이라 믿으며 단단한 벽을 쌓아 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먼지 쌓인 앤티크 가게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기계’라는 이름의 기묘한 라디오를 발견한다. 주인은 말한다. 이 기계는 사라진 것들 중에서, 여전히 당신을 향해 미세한 파동을 보내고 있는 ‘마음’만을 감지한다고. 반신반의하며 기계의 전원을 켠 그날 밤부터, 다연의 세계는 조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로부터 도착한 신호들. 돌아가신 어머니가 차마 말로 전하지 못했던 따뜻한 응원의 온기. 모질게 헤어졌지만, 여전히 먼발치에서 그녀의 안녕을 빌던 옛 연인의 숨은 진심. 오해로 멀어진 채 화해하지 못한 친구가 마음속으로 수없이 썼다 지웠을 편지의 흔적. 그리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날, 마지막으로 건넸던 자신의 위로까지. 기계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마음의 주파수를 나직이 울려줄 뿐이다. 다연은 그 신호들을 따라가며 서서히 깨닫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존재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음을. 사랑도, 기억도, 온기도 단 한 순간도 멈춘 적 없이 자신의 곁에 머물고 있었음을. 이것은 잊고 지낸 마음의 흔적을 되짚어가며,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섬세하고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다.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안아줄 용기에 대하여.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없어진 것들의 목록 Chapter 1: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기계 Chapter 2: 떠난 사람의 남겨진 온기 Chapter 3: 화해하지 못한 마음의 주파수 Chapter 4: 상처가 머물다 간 자리의 울림 Chapter 5: 나에게 보내는 마지막 신호 에필로그: 마음이 도착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