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장어: 모래 위에서 춤추는 생명

바다는 포식자와 피식자가 쫓고 쫓기는 역동적인 생존의 장입니다. 그러나 이곳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정원장어(Garden Eel)’입니다. 수십, 수백 마리가 모래 속에 몸을 숨긴 채, 고개만 내밀고 조류에 몸을 맡겨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의 풀잎 같기도 하고, 우아한 무용수들의 군무를 보는 듯하기도 합니다. 정원장어는 빠르지도, 강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평생을 모래 속 작은 굴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싸우거나 도망치는 대신, 흐름에 순응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습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이들의 생존 방식은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줍니다. 생존이 반드시 치열한 경쟁과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정원장어의 독특한 생태와 신비로운 진화의 과정을 따라갑니다. 그들의 서식지와 먹이 활동, 그리고 함께 있지만 철저히 독립적인 군집 생활과 모래 속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번식 과정까지, 바닷속 가장 조용하고 우아한 생명체의 삶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정원장어의 삶을 통해 우리는 ‘강함’이 아닌 ‘유연함’의 지혜를, ‘투쟁’이 아닌 ‘조화’의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 위에서 춤추는 정원장어의 이야기는,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잔하지만 힘 있는 위로와 깨달음을 선사할 것입니다.

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프롤로그: 바다는 늘 역동적이다 Chapter 1: 모래 속 작은 우주, 정원장어의 서식지 Chapter 2: 흐름을 타는 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생존하다 Chapter 3: 함께 있지만 홀로, 군집의 사회학 Chapter 4: 사랑과 번식, 모래 아래 감춰진 생명의 연속성 Chapter 5: 유연함의 철학, 정원장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에필로그: 다시, 모래 위 춤추는 생명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