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에게서는 자꾸만, 와본 적 있는 곳의 냄새가 날까.” 반복되는 우연, 설명할 수 없는 끌림. 우리는 그것을 인연이라 부르지만, 때로는 잃어버린 시간의 조각일지 모른다. 익숙하지만 낯선 남자 현우와 감정의 파동을 느끼는 서진. 두 사람의 관계는 설렘보다는 의문으로 가득하다. 함께 듣는 음악에서, 대화 속 스쳐 지나간 장소에서, 서로의 사소한 습관에서 발견되는 기시감은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선명하다. 이 책은 ‘설명할 수 없던 끌림’이 ‘확인 가능한 기억’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익숙함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며 감정은 의문으로, 의문은 마침내 잃어버린 과거의 한순간과 연결된다. 10년 전, 폭우가 쏟아지던 날의 작은 서점. 잊고 있던 노래. 그리고 한 사람이 간직해 온 낡은 증거 하나.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는 순간, 두 사람의 세계는 조용히, 그러나 완전히 뒤바뀐다. 기억이 드러난 후, 감정은 더 강해지는 대신 아득한 거리감이 생긴다. 그때 말하지 못했던 것, 아니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이 새로운 무게가 되어 둘 사이에 놓인다. 이것은 사랑이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되었으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작가 채운은 특유의 차분하고 깊이 있는 문체로, 기억이 어떻게 우리를 기다리고, 마침내 우리를 찾아오는지 그 불가해한 여정을 그린다. 기억은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DeliAuthor]감성 스피치 전문 강사이자 20년 경력의 소통 전문가이다. 육지와 제주를 오가며 스피치 교육, 부동산 컨설팅, 온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글은 마음을 남긴다’는 신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중과 공감하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 있는 화술을 강의 현장에서 전하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글과 시로 기록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자기계발서, 시집,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집필하며 말과 글, 두 언어로 삶을 연결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는 들어도 늙지는 말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새로운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저서 : 《유머의 품격》, 《말의 힘, 스피치의 기적》, 《무대의 시작과 끝》, 《돈이 되는 경매, 나도 할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 외 다수
[DeliList]프롤로그: 익숙한 세계의 균열 Chapter 1: 기억나지 않는 멜로디 Chapter 2: 사라진 장소, 남겨진 흔적 Chapter 3: 그의 서랍 속에 있던 것 Chapter 4: 한강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Chapter 5: 우리는 서로의 잃어버린 조각이었다 에필로그: 두 번째의 첫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