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츠 너머, 리히텐슈타인 샤안에서 발견한 일상의 평온

기차가 작은 역에 멈춰 서고, 낯선 이름의 도시 ‘샤안(Schaan)’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화려한 풍경 대신 소박한 평온함과 마주했다. 이곳은 세상의 속도에서 한 발 비켜선 듯, 모든 것이 느리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도시였다. 역 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알프스 산자락과 나지막한 지붕을 인 주택들, 그리고 깨끗하게 뻗은 도로는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따뜻함을 품고 있었다. 이 책은 리히텐슈타인의 북쪽 도시, 샤안을 천천히 걸으며 기록한 감성 여행기다. 관광객의 소음 대신 현지인들의 나지막한 대화가 흐르는 거리,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성 베드로 교회의 고요함, 시청 앞 광장에서 퍼지던 커피 향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특별한 볼거리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대신, 나는 도시가 들려주는 잔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파두츠로 향하는 길 위에서 바라본 초록빛 들판과 장엄한 알프스의 능선은 자연이 주는 위대한 위로를, 이름 없는 골목에서 만난 한가로운 오후의 햇살은 일상이 건네는 소중한 선물을 깨닫게 했다. 샤안에서의 시간은 ‘무엇을 보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느꼈는가’의 여정이었다. 맑은 공기와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모든 순간에 스며들어 있던 평화로운 기운은 분주했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잠시나마 일상의 쉼표를 찍고, 샤안의 골목을 함께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들, 평범함 속에 숨겨진 진정한 행복의 조각들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프롤로그: 작은 역에 내린 이방인 Chapter 1: 알프스의 숨결이 머무는 곳 Chapter 2: 성 베드로 교회의 고요한 위로 Chapter 3: 광장에서 마주한 시간의 결 Chapter 4: 초록빛 들판 너머의 약속 Chapter 5: 이름 없는 길 위에서 얻은 선물 에필로그: 마음속에 간직한 샤안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