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날, 호박 밭을 거닐어 본 적 있는가? 땅 위로 끝없이 뻗어 나가는 덩굴과 그늘을 만드는 넓은 잎, 그 아래서 조용히 영글어가는 거대한 주황빛 열매. 호박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물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경이로운 우주가 숨 쉬고 있다. 이 책은 땅 위에 열린 우주, 호박의 생태와 진화의 신비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우리는 먼저 땅의 신경망처럼 뻗어 나가는 덩굴의 생존 전략을 들여다본다. 위로 솟구치는 대신 수평으로 확장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덩굴의 지혜는 우리에게 성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어 단 하루의 영광을 위해 피어나는 호박꽃의 시간을 통해 찰나의 순간에 담긴 생명의 본질과 치열함을 목격한다. 작은 수정체에서 시작해 태양과 땅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대한 저장고, 열매의 탄생 과정은 자연의 연금술 그 자체다. 나아가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디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씨앗의 비밀을 파헤치고,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온 호박의 여정을 추적한다.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 작물에서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호박과 인간이 맺어온 공생 관계 속에는 인류 문명과 자연의 상호작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생명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 그리고 공존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위대한 스승으로서의 호박을 만나게 될 것이다. 덩굴 사이를 걷고, 꽃과 열매를 관찰하며, 씨앗 하나하나가 품은 생명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우리 발밑에 펼쳐진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함께 숨 쉬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땅과 하늘 사이의 시간 Chapter 1: 덩굴, 땅의 신경망 Chapter 2: 하루의 영광, 호박꽃의 시간 Chapter 3: 거대한 저장고, 열매의 탄생 Chapter 4: 씨앗, 다음 우주를 품은 캡슐 Chapter 5: 인간과의 공생, 호박의 미래 에필로그: 늙은 호박이 들려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