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서쪽 끝, 대서양이 거대한 숨을 내쉬는 곳에 나자레가 있습니다. 세상의 끝처럼 아찔한 시티우 절벽 위에 서면, 발아래로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말을 걸어옵니다. 이 책은 그 절벽 위에서 시작된 아주 개인적이고도 깊은 여행의 기록입니다. 세계적인 빅웨이브 서핑의 성지, 프라이아 두 노르트의 집채만 한 파도가 일으키는 땅의 울림을 온몸으로 느끼고, 수백 년의 전설이 깃든 노사 세뇨라 다 나자레 성지의 고요함 속에서 간절한 기도의 향기를 맡습니다. 절벽 위 마을 ‘시티우’와 아래 해변 마을 ‘프라이아’를 잇는 붉은 강습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두 공간이 품은 다른 시간의 결을 감각합니다. 해변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생선을 말리는 ‘페이시 세카두’의 풍경을 마주하며, 짠 내 가득한 바람 속에서 녹아든 어촌 사람들의 강인하고 소박한 삶의 리듬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해질녘,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시티우 절벽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비로소 나자레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명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당신을 차가운 바람이 부는 절벽 끝으로,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의 한가운데로, 그리고 따스한 촛불이 흔들리는 성소의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나자레의 모든 길 위에서, 바다의 거대한 심장 소리를 함께 들어보시지 않겠습니까?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대서양의 숨결이 머무는 곳 Chapter 1: 두 개의 얼굴을 잇는 붉은 궤도, 아센소르 Chapter 2: 심연의 포효, 세상의 끝에서 파도를 만나다 Chapter 3: 돌 안에 새겨진 기도의 향기 Chapter 4: 바다가 말려 올린 시간, 해변의 사람들 Chapter 5: 절벽을 물들이는 노을의 팔레트 에필로그: 나의 바다는 나자레의 심장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