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한쪽 벽에 바나나 하나가 회색 덕트 테이프로 붙여졌다. 이 작품,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은 12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라는 가격표와 함께 전시되었고, 곧바로 세 점이 모두 팔려나갔다. 이 소식은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며 격렬한 찬사와 조롱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이것도 예술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부터 “현대미술은 사기다”라는 비난까지, <코미디언>은 21세기 현대미술의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 책은 단순한 과일 한 조각이 어떻게 세기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었는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우리는 먼저 논란의 현장인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로 돌아가 사건을 재구성하고, ‘미술계의 악동’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도발적인 예술 세계를 파헤친다.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꾸준히 권위와 상식을 조롱하며 예술의 경계를 시험해왔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이 책은 <코미디언>을 20세기 마르셀 뒤샹의 <샘>과 연결하여 ‘레디메이드’ 예술의 현대적 계승과 변주를 분석한다. 평범한 사물이 어떻게 예술적 맥락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지, 그리고 카텔란의 바나나는 뒤샹의 변기를 어떻게 넘어섰는지를 추적한다. 또한, 작품의 가치가 물질이 아닌 ‘개념’과 ‘인증서’에 있다는 점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거래하는 현대미술 시장의 독특한 작동 방식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코미디언>은 단순한 웃음거리나 사기극이 아니다. 그것은 예술의 본질, 가치의 기준, 그리고 동시대 사회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하나의 바나나가 던진 심오한 질문들을 마주하며,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의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사라진 바나나가 남긴 영원한 질문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12만 달러짜리 바나나, 현대미술을 발칵 뒤집다 Chapter 1: 사건의 재구성: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 2019 Chapter 2: 마우리치오 카텔란: 미술계의 악동, 도발의 미학 Chapter 3: 뒤샹의 유령과 레디메이드의 재림 Chapter 4: 가치, 개념, 그리고 인증서: 현대미술의 작동 방식 Chapter 5: 웃음 너머의 질문들: <코미디언>이 남긴 유산 에필로그: 사라진 바나나, 영원한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