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유럽, 성경은 라틴어라는 장벽 뒤에 갇혀 소수의 성직자에게 독점된 지식의 상징이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읽고 이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대, 한 학자가 거룩한 분노와 사명감으로 일어섰습니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틴데일, 7개 국어에 능통한 천재적인 언어학자이자 불굴의 신앙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삶을 더 주신다면, 머지않아 쟁기를 가는 소년이 당신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알게 만들겠다.” 한 성직자와의 논쟁에서 터져 나온 이 선언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지성을 활용해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원문에서 직접, 평범한 영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살아있는 영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위대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길은 영광이 아닌 핍박과 망명의 가시밭길이었습니다. 헨리 8세와 로마 가톨릭의 칼날을 피해 독일로 망명한 그는, 목숨을 건 비밀 출판과 밀수라는 위험을 감수하며 번역된 신약성경을 영국 땅에 전파합니다. 그의 번역은 단순한 문자 변환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권위보다 말씀의 권위를 앞세우고, 모든 신자 앞에 평등한 진리를 제시하는 종교개혁의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그의 번역본이 영국 전역에 퍼져나갈수록, 그를 향한 교권의 분노는 불타올랐고, 마침내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차가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이 책은 500일간의 혹독한 수감 생활 속에서도 번역의 끈을 놓지 않았던 틴데일의 신념, 화형대 위에서 “주여, 영국 왕의 눈을 뜨게 하소서!”라는 마지막 기도를 외치며 장렬히 산화한 그의 최후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죽음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희생은 영국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고, 그의 번역은 킹 제임스 성경의 90%를 이루는 뼈대가 되어 영어권 세계의 신앙과 언어를 영원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단 하나의 목표에 모든 것을 바친 윌리엄 틴데일의 위대한 헌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신념을 지키며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묻습니다.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말씀이 갇힌 시대 Chapter 1: 소년이 성경을 알게 하리라 Chapter 2: 망명과 비밀 출판 Chapter 3: 모국어의 힘, 교권에 맞서다 Chapter 4: 배신과 차가운 감옥 Chapter 5: 순교자의 마지막 기도 에필로그: 꺼지지 않는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