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작은 소년이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뒷모습이 보인다. 순수함과 경건함이 느껴지는 그 모습에 관객은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그러나 소년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사고는 정지한다. 그 얼굴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악을 상징하는 아돌프 히틀러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2001년 작품 《Him》은 이처럼 극단적인 충격과 불편함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책은 현대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인 《Him》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예술 세계와 도발적인 작업 방식까지 면밀히 추적한다. 관객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조종하여 충격을 극대화하는 《Him》의 '마주침의 미학'을 분석하고, 순수한 소년의 몸과 악의 화신인 히틀러의 얼굴이라는 모순적인 결합이 만들어내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파헤친다. 《Him》은 과연 용서를 구하는 악의 모습인가, 아니면 악의 교활함을 드러내는 풍자인가? 이 작품은 히틀러라는 인물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어떤 윤리적, 미학적 논쟁을 촉발시켰는가?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에 낙찰되며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은 이 작품의 가치를 어떻게 증명하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Him》이 단순한 조각을 넘어 어떻게 현대 사회의 역사, 기억, 트라우마, 그리고 용서의 문제를 성찰하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되었는지를 논한다. 예술이 우리를 얼마나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불편함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DeliList]프롤로그: 작은 소년, 거대한 악의 얼굴 Chapter 1: 현대미술의 악동, 마우리치오 카텔란 Chapter 2: 작품의 탄생: 마주침의 미학 Chapter 3: 해석의 소용돌이: 순수와 악, 용서와 심판 Chapter 4: 논란과 찬사: 세상을 뒤흔든 200억 원의 조각 Chapter 5: 끝나지 않은 질문: 《Him》의 현대적 의미와 영향 에필로그: 불편함 속에 숨겨진 예술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