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의 창가에 머문 바람, 이탈리아 베로나

이탈리아 북부의 고도(古都) 베로나, 이곳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깃든 사랑의 도시이자 천 년의 역사가 거리마다 숨 쉬는 곳입니다. 여행은 도시의 심장부인 피아차 브라에서 시작됩니다. 거대한 원형극장 아레나의 육중한 돌벽에 손을 대면, 검투사의 함성과 오페라 아리아가 시공을 넘어 귓가에 울리는 듯합니다. 시간의 결이 새겨진 돌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세상 모든 연인들의 약속이 모이는 줄리엣의 집에 다다릅니다. 작은 발코니 아래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의 감정이 어떻게 하나의 도시를 전설로 만들었는지 목격하게 됩니다. 이 책은 베로나의 유명한 명소들을 따라가는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닙니다. 아디제 강을 가로지르는 고대 로마의 다리 위에서 뺨을 스치는 바람의 감촉, 에르베 광장의 과일 좌판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향기, 산 페트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붉은 지붕의 황홀한 물결까지, 도시가 여행자에게 건네는 모든 감각적 경험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아냈습니다. '나는 도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작가의 내밀한 시선을 따라 베로나의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돌바닥의 울림과 공기 중에 스민 햇살의 온기, 바람에 실려 온 오래된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에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것입니다. 사랑을 꿈꾸고, 시간의 깊이를 느끼며, 느린 걸음의 여행이 주는 위안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베로나의 바람처럼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프롤로그: 시간의 입구에 서서 Chapter 1: 천 년의 숨결, 아레나의 돌에 기대어 Chapter 2: 사랑의 속삭임이 머무는 곳, 줄리엣의 집 Chapter 3: 아디제 강 위를 흐르는 바람의 노래 Chapter 4: 에르베 광장, 시간의 향기가 가득한 시장 Chapter 5: 붉은 지붕의 파도, 산 페트로 언덕에서 에필로그: 내 마음에 스며든 도시의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