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가 품은 이야기와 알프스의 빛, 이탈리아 트렌토

알프스 산맥의 남쪽 끝자락, 분지 안에 고요히 자리한 도시 트렌토. 이곳은 익숙한 이탈리아의 떠들썩함 대신 북유럽의 차분함과 라틴의 온기가 기분 좋게 공존하는 곳입니다. 『성채가 품은 이야기와 알프스의 빛, 이탈리아 트렌토』는 저자 루미가 알프스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트렌토의 돌길을 한 걸음씩 걸어 내려간 감성 여행 기록입니다. 책은 기차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피부에 와닿는 공기의 차가운 질감과 파스텔톤 건물들이 자아내는 도시의 첫인상에서 시작됩니다. 이내 여행자의 발걸음은 도시의 심장인 두오모 광장으로 향합니다. 장엄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 비질리오 성당과 생동감 넘치는 넵튠 분수, 그리고 광장을 둘러싼 고풍스러운 건물 벽화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광장에서 저자는 도시가 품고 있는 오랜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트렌토의 상징인 부온콘실리오 성채를 탐험하는 여정입니다. 성벽 위에서 알프스 산맥과 붉은 지붕의 도시를 한눈에 담으며 자연과 역사의 장대한 조화를 온몸으로 느낍니다. 특히 성 안의 ‘달력의 방(Ciclo dei Mesi)’에 그려진 중세 시대의 프레스코화를 통해, 수백 년 전 사람들의 노동과 축제의 순간을 생생하게 마주하며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화려한 관광지뿐만 아니라, 좁은 골목길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의 깊은 향기,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지나가는 현지인들의 모습, 알프스의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책길의 고요함까지. 트렌토의 일상 속에 스며든 느리고 단단한 아름다움을 감각적인 묘사로 풀어냅니다. 이 책은 왜 트렌토가 ‘잠시 스쳐 가는 곳’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인지에 대한 진솔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기록입니다. 알프스의 빛과 중세 도시의 고요함 속에서 진정한 쉼과 사색의 시간을 찾고 싶은 독자들에게, 트렌토는 가장 완벽한 목적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프롤로그: 알프스의 빛을 머금은 도시 Chapter 1: 첫 걸음, 차가운 공기 속 고즈넉함 Chapter 2: 도시의 심장, 두오모 광장의 파스텔빛 시간 Chapter 3: 성채의 벽 너머, 중세의 나날들 Chapter 4: 골목길에 스민 일상의 향기 Chapter 5: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의 이유 에필로그: 빛과 고요함이 남긴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