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첫 공기는 지중해의 태양을 머금은 채 건조하고도 따뜻했습니다. 공항을 나서자 오래된 도시 특유의 옅은 먼지 냄새와 낯선 허브 향이 뒤섞여 코끝을 스쳤습니다. 그 순간, 나는 신화와 역사의 땅에 발을 디뎠음을 실감했습니다. 이 책은 아테네에서의 짧은 여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파르테논 신전을 향해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오르던 순간의 벅찬 숨결, 수천 년의 시간을 견딘 대리석 기둥 사이를 스치던 바람의 감촉을 섬세하게 담아내려 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아테네는 하얀 건물들이 빽빽한 바다 같았고, 그 위로 흐르는 시간의 물결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신들의 언덕 아래, 플라카 지구의 미로 같은 골목을 산책하며 만난 풍경들은 또 다른 아테네의 얼굴이었습니다. 파스텔 톤 건물 벽에 기댄 채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 카페 테라스에서 흘러나오는 부주키 음악, 갓 구운 빵과 진한 커피 향이 어우러진 그곳에서 나는 비로소 여행자가 아닌, 도시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맛본 무사카 한 접시에는 그리스의 토양과 기후, 그리고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대의 유적과 현대적인 삶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은 제게 ‘시간’이란 무엇인지 묻고 있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밤, 리카비투스 언덕에서 바라본 아테네의 야경은 도시가 내게 남긴 가장 깊은 잔상이었습니다. 별빛 아래 고요히 빛나는 파르테논 신전은 마치 영원을 약속하는 등대처럼 보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도 잠시나마 아테네의 거리를 함께 걷고,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의 평온과 감동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신들의 도시, 그 첫 숨결 Chapter 1: 아크로폴리스, 시간을 오르다 Chapter 2: 플라카의 골목, 삶은 노래처럼 Chapter 3: 아테네의 맛, 태양을 닮은 접시 Chapter 4: 겹쳐진 시간 속을 걷다 Chapter 5: 별빛 아래, 파르테논은 잠들지 않는다 에필로그: 마음에 새겨진 빛의 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