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발 딛고 선 지구가 위태롭다. 끝없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대양을 질식시키고, 멈추지 않는 군비 확장과 전쟁은 대지에 깊은 상흔을 남긴다. 화석연료에 중독된 문명은 지구의 온도를 끝없이 밀어 올리며 스스로 시한폭탄의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이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길을 찾아야 할까? 이 책은 1세기도 더 전, 대지를 어머니로 여기고 바람의 속삭임에서 지혜를 찾았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땅은 소유의 대상이 아닌 함께 숨 쉬는 존재였고, 강은 생명의 피를 실어 나르는 혈관이었다. 그들은 자연의 리듬에 순응하며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있음을 온몸으로 알았다. 그러나 ‘명백한 운명’을 부르짖던 욕망의 시대는 대지를 갈기갈기 찢었다. 1862년 링컨의 홈스테드법은 서부의 광활한 평원을 무한한 자원으로 여기게 했고, 쟁기는 풀의 뿌리가 엮어놓은 수만 년의 그물을 끊어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1930년대 미국 대평원을 뒤덮은 ‘더스트 보울’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른 인간의 오만에 대한 대지의 통렬한 응답이자, 자연의 ‘복수’였다. 이 책은 서부 개척의 역사와 더스트 보울의 비극, 그리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통해 시도된 자연과의 화해 과정을 추적한다.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경작지를 쉬게 하며, 땅의 결을 따라 밭을 가는 법을 다시 배운 인류의 침통한 깨달음 속에서 우리는 오늘날 기후 위기의 해법을 발견할 수 있다. 알도 레오폴드와 같은 생태 윤리학자들의 통찰을 빌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와 근시안적 포퓰리즘이 얼마나 위험한 길인지를 경고한다. 이것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타산지석이다. 바람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우리가 들어야 할 때다.
[DeliAuthor]의대를 졸업했다. 현재 산문작가, 콘다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DeliList]프롤로그: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 Chapter 1: 지구의 언어: 대지의 수호자들 Chapter 2: 욕망의 개척: 홈스테드법과 서부로의 행진 Chapter 3: 자연의 역습: 검은 눈보라, 더스트 보울 Chapter 4: 자연과의 화해: 뉴딜 정책과 새로운 약속 Chapter 5: 다시, 바람의 목소리를 듣다 에필로그: 연결된 우리, 하나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