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풍경

어느 순간,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햇살은 더 낮게 기울어지고, 나무 위에서 사락이던 잎들이 이제는 하나둘 땅으로 내려앉는다.

길을 걷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한층 깊어진 파란빛으로 마음을 적시고, 그 아래에서 흔들리는 단풍잎은 말없이 시간을 말해준다.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면서도 무언가 다시 시작되는 계절이다.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되돌아보게 하고, 묵혀 두었던 감정의 자리를 정리하게 한다.

노란 은행잎이 꽃잎처럼 흩날리고, 붉게 물든 단풍이 바람 따라 춤을 출 때, 나는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늦가을의 풍경을 한 장 한 장 마음에 담아 책으로 엮어본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본 그 모든 아름다움을 잊지 않기 위해서.

수정 드림

나의 유년 시절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결혼하면서 지금 인생의 절반을 좌절과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좋은 인연 덕분에 지금은 다행스럽게 귀한 분을 만나 평소 하고 싶었던 책 쓰기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프롤로그

1. 은행나무 길을 걷다.

2. 바람의 손끝에서 나폴거리는 단풍잎들

3. 붉은 단풍의 고백

4. 은행잎 비 내리던 날

5. 가을이 남기고 간 자리

6.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