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하늘의 철학자

우리는 오랫동안 까마귀를 불길함과 어둠의 상징으로 여겨왔습니다. 검은 깃털과 서늘한 울음소리 뒤에 숨겨진 그들의 진짜 모습을 외면한 채, 편견이라는 그림자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그림자를 걷어내고, 하늘에서 가장 깊이 사유하는 존재, '하늘의 철학자'로서의 까마귀를 새롭게 조명합니다. 까마귀의 세계는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은 나뭇가지를 다듬어 벌레를 사냥하고, 심지어 철사를 구부려 갈고리를 만드는 등 정교한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합니다. 이는 단순히 본능을 넘어선, 명백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의 증거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의 기억력과 사회적 지능입니다.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의 얼굴을 수년 동안 기억하고, 그 정보를 무리에게 전파하여 함께 경계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섬뜩함과 동시에 경외감을 안겨줍니다. 이 책은 최신 조류학 연구와 행동 생태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까마귀의 지능과 사회성을 깊이 파고듭니다. 동료의 죽음 앞에서 보이는 '장례식'이라 불리는 의문의 행동부터, 인간의 도시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해 자동차를 이용해 호두를 깨는 영리한 생존 전략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까마귀의 다채로운 삶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나아가 동서양 신화와 역사 속에 나타난 까마귀의 상징을 탐구하며, 왜 인간이 이토록 영리한 존재를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으로 동시에 바라보았는지 그 문화적 뿌리를 추적합니다. 북유럽 신화 속 오딘의 눈과 귀였던 '후긴'과 '무닌'부터 고구려의 상징 '삼족오'에 이르기까지, 까마귀는 단순한 새가 아니라 인간 정신세계의 거울이었습니다. 『까마귀: 하늘의 철학자』는 단순한 동물 지식 교양서를 넘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곁의 비범한 존재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하늘을 나는 검은 철학자를 다시 보게 될 것이며,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얼마나 더 깊고 풍부한 지성으로 가득 차 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취미로 과학과 수학을 연구하며 이를 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물리학자, 아마추어 수학자, 아마추어 철학자다.

프롤로그: 어둠 속의 지성, 편견을 넘어 Chapter 1: 지능의 증거, 도구를 만드는 부리 Chapter 2: 기억하고 복수하는 뇌 Chapter 3: 그들만의 사회,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 Chapter 4: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검은 깃털 Chapter 5: 도시의 생존자, 우리 곁의 철학자 에필로그: 하늘을 다시 바라볼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