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나라 몰타. 수천 년간 열강의 지배를 숙명처럼 받아들였던 이 땅에, 한 거인이 등장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돔 민토프(Dom Mintoff). 누군가는 그를 '몰타 독립의 아버지'이자 '국민의 해방자'로 칭송하고, 다른 누군가는 '지중해의 불독'이라 불린 독선적 지도자로 비판합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불꽃같은 청년기를 보낸 돔 민토프가 어떻게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게 되었는지,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갑니다.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영국 옥스퍼드에서 품었던 독립의 꿈, 몰타 노동당을 이끌며 영국과 벌였던 끈질긴 협상, 그리고 마침내 1974년 공화국을 선포하며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기까지의 숨 가쁜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민토프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성공 신화가 아닙니다. 그는 완전 고용과 사회 보장 제도를 도입해 복지국가의 기틀을 닦았지만, 그 과정에서 교회와 격렬히 대립하고 정적들을 거침없이 몰아붙이며 극심한 사회 분열을 낳기도 했습니다. 냉전의 한복판에서 비동맹 중립 노선을 선언하며 강대국들의 각축장이었던 몰타의 지정학적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 했던 그의 외교적 도박은 오늘날까지도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습니다. '독립의 설계자, 돔 민토프'는 영웅과 독재자, 선각자와 선동가라는 극단적 평가를 넘어, 한 인간이 시대와 국가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그의 뜨거웠던 삶을 통해 우리는 작은 나라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야 했는지, 그리고 리더의 신념이 국민의 삶에 어떤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몰타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한 이 거인의 발자취는 오늘 우리에게 '독립'과 '국가'의 의미를 다시금 묻고 있습니다.
[DeliAuthor]전직 사진작가에서 글쓰는 여행자로 거듭난 감성요일. 렌즈로 담던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이제는 문장으로 풀어내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이야기로 빚어내는 작가입니다.
[DeliList]프롤로그: 지중해의 불독, 거인의 두 얼굴 Chapter 1: 불굴의 섬, 불꽃같은 청년 Chapter 2: 독립의 서곡, 영연방과의 줄다리기 Chapter 3: '진정한 독립'을 향한 투쟁 Chapter 4: 복지국가의 설계와 그림자 Chapter 5: 분열과 격동의 시대, 남겨진 유산 에필로그: 역사가 된 거인, 몰타의 길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