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분단 수도, 키프로스 니코시아.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한편에 묵직한 돌 하나가 놓이는 듯한 도시로 떠난 여정의 기록입니다. 이 책은 녹슨 철조망과 총을 든 군인의 감시 초소가 일상을 가로지르는 ‘그린 라인(UN 완충지대)’의 서늘한 공기를 가감 없이 전합니다. 분단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남아있는 폐허의 정적과 그 속을 파고드는 지중해의 햇살, 무심하게 피어난 들꽃의 대비를 통해 독자는 역사의 비극과 생의 아이러니를 동시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니코시아의 이야기는 분단의 아픔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베네치아 공화국이 남긴 별 모양의 견고한 성벽을 따라 걸으며 수천 년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구시가지의 골목을 헤매고, 활기 넘치는 레리아 거리의 노천카페에서 진한 키프로스 커피 향에 취하기도 합니다. 남과 북을 가르는 검문소를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속에서, 우리는 상처를 끌어안고도 꿋꿋하게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도시의 심장 소리를 듣게 됩니다. 키프로스 박물관의 유물들은 분단 이전, 이 섬이 하나의 찬란한 문명이었음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여행자는 박물관의 고요한 침묵 속에서 도시의 기원과 마주하며, 갈라진 현실 너머의 본질적인 연결성을 사유합니다. 이 책은 분단의 선 위에서 발견한 작은 빛과 온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날카로운 경계선 위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사람들은 웃고 사랑하며 내일을 꿈꿉니다. 니코시아의 ‘분단된 아름다움’을 따라가는 이 조용한 여정이,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긴 여운을 남기기를 바랍니다.
[DeliAuthor]나는 빛처럼 사람들의 이야기에 손을 얹고, 그들의 꿈과 기억을 글로 건져 올리는 작가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글로 마음을 전하기를 좋아했고, 문장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타인과 공감을 잇는 다리이자 나의 삶을 지탱하는 예술이다.
[DeliList]프롤로그: 마지막 분단 수도, 그 빛과 그림자 속으로 Chapter 1: 멈춰버린 시간의 강, 그린 라인 Chapter 2: 별의 요새, 시간의 성곽을 걷다 Chapter 3: 상처 위로 흐르는 활기, 레리아 거리 Chapter 4: 먼지 쌓인 신들의 속삭임, 키프로스 박물관 Chapter 5: 황혼 속에서 길어지는 그림자 에필로그: 경계의 끝에서 희망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