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용인에 있는 시부모님 합장묘를 개장했습니다. 흙을 파내고 유골을 수습해 화장한 뒤, 포천의 한 사찰 봉안당에 모시는 모든 과정을 남편과 함께했습니다. 분묘 개장이라는 낯선 경험은 제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수십 년간 고인을 지켜온 흙의 공간을 떠나보내는 마음의 동요, 그리고 전국 산하를 뒤덮은 수많은 묘지들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인의 90% 이상이 죽음 이후 화장을 선택합니다. 매장 중심의 장례 문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으며, 그 자리를 봉안당과 수목장 같은 새로운 형태가 빠르게 채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장례 방식의 전환을 넘어,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죽음, 이제는 스타일이다》는 바로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포착한 '2025년 한국 장례 트렌드 보고서'입니다. 이 책은 총 3부에 걸쳐 죽음과 장례를 둘러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합니다. 제1부에서는 유교 전통에 뿌리내린 매장 문화가 왜 종말을 맞게 되었는지, 법과 제도가 어떻게 장례의 풍경을 바꾸었는지 추적합니다. 제2부에서는 화장 문화의 확산 속에서 등장한 봉안당, 자연장 등 새로운 추모 공간의 명과 암을 살피고, 유골을 자연에 뿌리는 산골(散骨)의 법적 문제까지 현실적인 질문에 답을 제시합니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웰다잉(Well-Dying)'이라는 새로운 키워드 아래,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디자인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다룹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부터 맞춤형 장례, 디지털 추모까지, 죽음은 더 이상 피해야 할 금기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주체적인 '스타일'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실용적인 안내서가, 남겨진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DeliAuthor]안녕하세요! 콘다 숏북 작가 송란입니다.
[DeliList]프롤로그: 그날, 묘소를 떠나보내며 제1부 사라지는 흙의 문화: 전통과 매장의 종말 1. 유교, 그리고 삼년상 2. 전국 산하에 잠든 수천만 개의 묘지 3. 매장 60년 시한부, 법이 밀어낸 이장 문화 4. 장례식장의 탄생: 집에서 병원/식장으로 제2부 90%의 선택: 화장 문화의 확산과 새로운 공간 1. 묘비 대신 추모패: 납골당(봉안당) 시대 2. 유골함은 이대로 좋은가? 3.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고인의 유언 4. 바다와 산에 유골을 뿌리는 행위, 정말 불법인가요? 제3부 죽음, 이제는 스스로 준비한다: 웰다잉과 미래의 장례 1. 내 마지막은 내가 정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유언 2. 나의 삶을 담는 맞춤형 장례 3. 혼자 가는 길을 함께: 무연고 장례와 공동체 4. 디지털로 기억되는 영원: 온라인 추모관 에필로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