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극기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국경일 거리에서, 혹은 국가적 재난의 순간에 펄럭이는 태극기는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상징이다. 하지만 이 붉고 푸른 원과 네 개의 검은 괘가 그려진 깃발이 어떤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 우리 앞에 서게 되었는지, 그 안에 어떤 깊은 철학이 담겨 있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태극기는 과연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가? 국기(國旗)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19세기 말 조선, 열강의 각축장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내야만 했던 절박함이 어떻게 하나의 깃발을 탄생시켰는지 그 과정을 추적한다. 고종의 구상부터 박영효의 첫 공식 사용, 그리고 창조자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논쟁까지, 태극기 탄생의 순간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그러나 태극기의 역사는 탄생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태극기는 나라 잃은 백성들의 가슴속에서 독립의 열망을 불태우는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3.1 만세 운동의 함성 속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굳건한 의지 속에서 태극기는 단순한 깃발을 넘어 민족의 혼 그 자체가 되었다. 이 책은 암흑의 시대에 태극기가 어떻게 우리 민족의 구심점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태극기 안에 담긴 동양 철학의 정수를 탐험한다. 우주의 조화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 그리고 하늘과 땅, 물과 불을 의미하는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 이 기호들이 상징하는 백의민족의 순수성, 평화에 대한 사랑, 그리고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하는 이상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태극기라는 창을 통해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을 꿰뚫어 보고, 내일을 향한 자부심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DeliAuthor]소심한 평범한 아저씨. 바다와 자유를 꿈꾸며 매일 동네를 걷는다. 좋아하는 건, 돈 없이도 사업이 된다고 사기 치는 것—나름 철학이다.
[DeliList]프롤로그: 역사를 품은 깃발, 정체성을 그리다 Chapter 1: 깃발 이전의 시대, 태극에 담긴 우주 Chapter 2: 격동의 시대, 최초의 태극기를 펼치다 Chapter 3: 암흑 속에서 더욱 빛난 저항의 상징 Chapter 4: 하나의 표준, 대한민국 국기로서의 재탄생 Chapter 5: 하늘과 땅, 물과 불의 조화: 태극기에 담긴 철학 에필로그: 펄럭이는 깃발에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