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갑작스러운 실직, 감당할 수 없는 빚의 굴레. 우리 사회에는 ‘채무불이행자’라는 이름으로 금융 시스템에서 지워진 사람들이 있다. 흔히 ‘신용불량자’라 불리는 이들은 통장이 압류되고 정상적인 취업이 막히는 등 경제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무엇으로 하루하루의 끼니를 해결하고, 어떻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을까? 이 책은 베일에 싸여 있던 채무불이행자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통장 압류를 피해 현금으로만 살아가는 생존 방식, 정식 고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뛰어드는 ‘그림자 노동 시장’의 실태, 그리고 가족과 지인의 이름을 빌려 위태롭게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아슬아슬한 현실을 가감 없이 파헤친다. 저자는 이들이 단지 무능하거나 나태해서 빚의 구렁텅이에 빠진 것이 아님을 역설하며, 한 번의 실패가 곧 끝이 되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절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절망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생존의 지혜와 재기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주목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킬 수 있는 ‘압류방지통장’의 활용법부터 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 및 파산 제도와 같은 공식적인 구제 절차까지, 벼랑 끝에 선 이들이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것은 단순한 금융 정보서가 아니다. 숫자로만 평가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자,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을 던지는 진솔한 보고서다.
[DeliAuthor]소심한 평범한 아저씨. 바다와 자유를 꿈꾸며 매일 동네를 걷는다. 좋아하는 건, 돈 없이도 사업이 된다고 사기 치는 것—나름 철학이다.
[DeliList]프롤로그: 그림자 속의 사람들 Chapter 1: 모든 것이 멈추는 순간, 채무불이행 Chapter 2: 현금과 생존, 통장 없이 살아남기 Chapter 3: 보이지 않는 고용 시장에서의 분투 Chapter 4: 최소한의 방어선, 법과 제도의 활용법 Chapter 5: 절망의 끝에서 다시 쓰는 희망의 연대기 에필로그: 우리는 숫자가 아닌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