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탕스의 시선, 사과의 무게 (세잔, 고통과 열정의 연대기)

폴 세잔은 인상주의의 순간적인 빛을 넘어 사물의 영원한 구조를 탐구한 화가입니다. 세상이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절, 그의 곁에는 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감정을 읽기 어려운 무표정한 얼굴로 수없이 모델이 되어준 아내 ‘오르탕스 피케’였고, 다른 하나는 그의 작업대 위에서 끈질긴 탐구의 대상이 되었던 평범한 ‘사과’였습니다. 『오르탕스의 시선, 사과의 무게』는 바로 이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세잔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탐색하는 여정입니다. 오르탕스의 초상화에 담긴 복잡한 시선은 한 인간에 대한 탐구를 넘어, 형태와 색채, 양감을 탐구하는 세잔의 집요한 조형 실험을 보여줍니다. 그는 아내의 얼굴에서 인물이라는 대상의 근원적 구조를 찾고자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테이블 위의 사과들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었습니다. 세잔은 사과의 육중한 무게감과 둥근 형태를 통해 원근법을 해체하고, 여러 시점에서 본 사물의 본질을 한 화폭에 담아내는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피카소와 브라크가 입체주의를 탄생시키는 결정적 영감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부유한 은행가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가의 길을 걸었던 청년 세잔의 고뇌부터, 인상주의 그룹과의 교류와 갈등, 그리고 고향에 은둔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간 고독한 거장의 삶을 연대기 순으로 따라갑니다. 그의 곁을 지켰던 에밀 졸라와의 우정과 결별, 평생의 모델이었던 아내 오르탕스와의 복잡 미묘한 관계, 그리고 생트빅투아르산에 대한 그의 병적인 집착을 통해 우리는 한 예술가의 위대한 성취가 얼마나 치열한 고통과 열정 속에서 피어나는지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세잔이 던진 질문, ‘사물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 연대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철학적 울림을 선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콘다 숏북 작가 송란입니다.

프롤로그: 현대 미술의 문을 연 거장 Chapter 1: 엑상프로방스의 이방인, 파리를 꿈꾸다 Chapter 2: 인상주의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오르탕스 Chapter 3: 사물의 본질을 꿰뚫다: 사과의 무게 Chapter 4: 생트빅투아르산, 자연의 구조를 건축하다 Chapter 5: 고독한 거장, 현대 미술의 아버지가 되다 에필로그: 시선과 무게, 그 영원한 연대기